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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오! 당신이 잠든 사이>의 뒤늦은 후기.

 

22차나 무대에 올라간 걸 보면 한국인 정서에 몹시 특화된 뮤지컬이라 할 수 있겠다.

이른바, 머글극이라고도 하고, 딱히 취향도 아니었으나

뮤지컬 치고 4만원이라는 착한 가격 + 덕질 하느라 회전문을 돌았다.

 

공연 기간은 2013년 9월부터 2014년 3월까지로, 무려 6개월이었다.

스토리나 세트, 의상, 소품들이 그닥 세련되지는 않았지만

배우들의 힘으로 열심히 달려 나갔다.

가장 인상 깊었던 배우는 김국희, 이주우 배우였다.

김국희 배우의 할매 연기는 능청스러우면서도 관객을 편안하게 해주었고

이주우 배우는 데뷔작임에도 연기와 노래 모두 흠 잡을 데가 없었다.

 

그러나 팀으로 짜여졌던 공연이 언젠가부터 멤버 구성이 뒤섞이기 시작했고

후반부에 가서는 배우들간의 경쟁 의식이 관객들에게도 감지되었다.

앙상블을 고려하지 않은 과도한 애드립과, 정도를 지나친 농담은

공연을 망가트리는 수준에 이르렀다.

 

그리 아름답지는 않은 대미였으나 그 분위기를 마냥 탓하기에는

공연이 보여준 좋은 점도 많았기 때문에

내가 가장 좋아하는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 걸로 글을 마무리 해야겠다.

 

가장 좋았던 장면은 김정연이 고해성사를 하는 씬으로

넘버도 좋고, 수녀들의 기도 율동도 좋고, 베드로의 캐릭터도 좋다.

김정연이라는 밋밋한 캐릭터가 폭발하는 것에서도 카타르시스가 느껴졌다.

 

추석 연휴, 크리스마스, 1월 1일, 설 연휴에 본 공연을 봤다.

기념일 특화 공연이다. 아마 날 추워지면 다시 올라오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