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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텐츠/영화 | Posted by SARO2 2014. 6. 10. 21:33

도희야 (2014)

영화 <도희야>

감독 정주리

출연 배두나, 김새론, 송새벽



개략적인 영화 설명은 다음과 같다.

'외딴 바닷가 마을, 14살 소녀 도희. 빠져나갈 길 없는 그곳에서 친엄마가 도망간 후 의붓아버지 용하와 할머니로부터 학대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도희 앞에 또 다른 상처를 안고 마을 파출소장으로 좌천된 영남이 나타난다. 도희의 구원, 영남. 용하와 다른 마을 아이들의 폭력으로부터 도희를 보호해주는 영남. 도희는 태어나 처음으로 만난 구원자이자, 이 세상의 모든 것이 되어 버린 영남과 잠시도 떨어져 있고 싶지 않다. 하지만, 영남의 비밀을 알게 된 용하가 그녀를 위기에 빠뜨리고... 도희으 마지막 선택. 무력하게만 보였던 소녀 도희, 하지만 영남과 헤어져야 할 위기에 처하자 자신의 온 세상인 영남을 지키기 위해, 돌이킬 수 없는 위험한 선택을 하게 되는데...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굵직한 스토리는 '도희'의 이야기가 맞다. 그러나 substory인 영남의 이야기도 굉장히 중요한 이 영화는, '소수자들'에 대한 이야기다. 김새론이 맡은 선도희라는 캐릭터는 가정 폭력의 피해자이며 배두나가 맡은 이영남은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좌천된 경찰이다. 또한 영화엔 마을의 유일한 젊은이 용하에 의해 핍박 당하는 외국인 노동자까지 등장한다. '도희'의 케이스를 본다면 사람들 대부분은 분노하겠지만 영남과 외국인 노동자와 같은 소수자들이 받는 차별과 고통은 평범한 사람이 보고도 모른 척하게 되는 대상이 되기 싶다. 도희의 이야기를 뼈대로 보여지는 영남의 고뇌, 그리고 짧게 다루어지는 외국인 노동자 착취라는 구조는 '정치적'이라는 생각을 가지게 한다.

영남을 따르는 부하 경찰 한 명이 꽤 비중 있게 나오는데, 영남의 마음을 돌리는 역할을 준 방식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 그는 도희를 어린 괴물이라 부르고 그 말이 사실이면서도 폭력적으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영남이 도희를 구하는 방식이 어쩌면 '구원자 컴플렉스'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그의 말은 소수자의 입장을 자극하며 둘 사이의 고리를 만들어 준다.

특별출연 한 정희진이 짧지만 굵은 임팩트를 준다. 경찰서에 들어오는 장면은 숨이 턱 막혔다. 쭉 뻗은 다리 하며, 분위기까지 대놓고 톱스타로 밀어주던 이다미(세 번 결혼하는 여자)와는 완전히 달랐다. 역시 사람에겐 맞는 분위기와 배역이 있는 모양이다. 배두나와의 키스신도 있다.

이 영화는 사실 좀 도전적인 감이 있다. 처음부터 많은 복선과 설정을 깔고 들어가기때문에 상당히 불편한 것도 사실이다. 영남과 도희가 같이 목욕을 하는 장면에서 영남의 그것이 완전한 순전한 동정 어린 애정인가에 대한 문제는 카메라 워크가 만드는 의도적인 불안정성 때문에 의심의 여지가 있고, 도희가 '그여자'를 질투하는 장면 역시 어린 집착의 광기를 뒤집어 쓴 성인의 치정극처럼 그려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시치미를 떼듯, '정치적'으로는 옳은 길을 간다.

영화에 담긴 소수자의 욕망을 어찌 보시는가? 도희, 영남, 그리고 외국인 노동자에게도 원하는 것이 있다. '집에 보내줘.' 여기서 더 정치적으로 나아가자면 '돈도 줘, 집에도 보내줘'겠지만. 영화는 영화다.



덧/ 동성애 소재가 아니라면 청불은 안 맞았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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